라이프로그


by meongseog

          @  2010. 멍석작 /그리움  (종이에 수묵, 담채)

 

 

 

봄   

 


동안거冬安居가 끝나면 봄이 온다.

봄은 겨울을 가장 쓰라리게 보낸 사람들에게는

가장 뒤늦게 찾아오는 해빙의 계절이다.

비로소 강물이 풀리고 세월이 흐른다.

절망의 뿌리들이 소생해서 소망의 가지들을 자라게 하고

소망의 가지들이 소생해서 희망의 꽃눈들을 틔우게 한다.

눈부신 슬픔을 알게 만들고 눈부신 사랑을 알게 만든다.

초라한 서민들의 늘어진 어깨 위에도 좁쌀가루 같은 햇빛이

쏟아져 내리고 죽은 행려병자의 남루한 누더기 위에도

생금가루같은 햇빛이 쏟아져 내린다.

그러나 아무리 세상에 햇빛이 가득해도

마음 안에 햇빛이 가득하지 않으면

아직도 봄은 오지 않은 것이다.

아직도 겨울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이외수 감성사전- 

 

< 글출처;화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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